[독후감] 터틀 트레이딩 (마이클 코벨,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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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답잖은 얘기를 계속 읽어야 하는 걸까? 초조해졌다. 이러다가 그냥 끝나면 어떡하지? 아까운 내 시간. 다행히 4장까지 재미없고 지루한 얘기를 버텼다. ’5장. 트레이딩 규칙: 진입과 청산 규칙을 배우고 적용하다’에서 터틀 트레이딩 전략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준다.

그렇다면 ’터틀’이라는 이름은? 리처드 데니스가 자기 수련생들에게 붙여준 별명이었다. 커다란 통 안에서 꼼지락거리는 거북이들을 보고는 ’나도 저 거북이들처럼 트레이더를 양성해내겠어.’라고 다짐했다. p.12

나는 터틀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우직함이 연상됐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게 이름을 지었다. 하긴 그냥 제자, 수련생과 같은 용어를 붙였다면 부를 적당한 용어가 없어서 이렇게 유명해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이름 짓는 건 중요하다. 이유야 어떻든 그럴듯한 이름만 있으면 된다.

그들이 ’채택했던 아이디어와 트레이딩 기법’을 컴퓨터에 모조리 입력해 테스트했다. ’성공하는 트레이더는 자신의 기법을 코드화하고 규칙화하는 사람이에요.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아이디어는 반드시 시험해봐야 하죠.’ p.92

코드로 짤 수 있고 규칙이 있는 트레이딩 전략을 강조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ATR(Average True Range)로 변동성을 구한다. 여기서는 N이라고 한다. 매수 가격에서 2N 만큼 빠지면 손절한다. 한 번에 자산의 2% 이상을 잃지 않게 세팅한다. 자산의 2%를 2N으로 나누면 매수 계약 개수를 구할 수 있다. 이 부분이 터틀 트레이딩에서 가장 좋았다. 계약 수는 감각적으로 정하는데, 자산의 2% 이상을 잃지 않게 위험 관리 규칙을 세우고 여기에서 공식으로 계약 수를 계산한다.

터틀 트레이딩을 설명하는 5장은 버릴 게 하나도 없다. 그리고 5장을 빼고는 건질 게 하나도 없다. 혹시 하나라도 건질 게 있는지 끝까지 2배속으로 빠르게 훑어봤다. 훑어본 시간이 아깝다. 작가님 혹시 출판사에서 무리하게 책의 부피를 늘리라고 요구했다면 당근을 흔들어 주세요.

밑줄

  • 아프리카에서 가젤은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가장 빠른 사자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죽는다는 사실을 상기한다. 사자도 아침에 깨어나면 가장 느리게 달리는 가젤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는 생각을 한다. 당신이 사자 쪽이든 가젤 편이든 이는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해가 뜨면 달리기 시작해야 한다. - 아프리카 속담
  • 나에게 규정 운운하지 마시오. 지금은 전쟁 중이오. 크리켓 경기가 아니란 말이오. - 영화 ’콰이강의 다리’의 사이토 대령 p.17
  • 그가 돈을 버는 스타일은 여러 번 삼진을 당한 뒤 초대형 홈런을 날리는 식이었다. ’비결’이 있다면 손실을 심리적으로도 견디고 생리적으로도 감내할 수 있어야 함을 알았다는 것이다. p.33
  • 그들이 ’채택했던 아이디어와 트레이딩 기법’을 컴퓨터에 모조리 입력해 테스트했다. ’성공하는 트레이더는 자신의 기법을 코드화하고 규칙화하는 사람이에요.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아이디어는 반드시 시험해봐야 하죠.’ p.92
  • 불가능한 경우를 제거했을 때 남은 것은 그것이 아무리 이상하고 믿기지 않더라도 진실일 수밖에 없다. - 아서 코난 도일, ’셜록 홈즈’의 저자 p.94
  •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를 예로 들어보자. 이곳 카지노들은 기댓값은 작지만 플러스이기 때문에 망하지 않는다. 라스베이거스나 마카오에 있는 초대형 카지노들은 플러스 기댓값으로 먹고 사는 것이다. 리처드 데니스도 ’카지노’처럼 항상 플러스 기댓값을 원했다. p.122
  • 수련생들이 개별 매매 시 얼마나 적게 손실을 기록하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얼마나 잃을 수 있는지는 미리 파악해야 했다. 윌리엄 에크하르트는 분명히 강조했다. ’중요한 건 포트폴리오의 위험한도 관리입니다. 그러면 알아서 잘 굴러갑니다.’ p.122
  • 제리 파커는 ’견고함’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시스템을 간단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변수가 많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돈을 벌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간단한 이동평균을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간단한 시스템을 계속 밀고 나가야 합니다.’ p.128
  • 진입과 청산은 오로지 가격만 보고 결정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터틀 수련생들은 항상 시장이 반대쪽으로 돌아선 뒤에 정리했기 때문에 평가이익을 일부 토해내야 했다는 사실이다. 바닥이나 꼭지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추세의 ’중간’ 부분에서 거래를 완료하는 것이 목표였다. p.131
  • 윌리엄 에크하르트는 ’좋은’ 진입 시점을 포착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쏟아붓는 시스템 트레이더들을 수없이 보았다. 하지만 그는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매매할 때 가장 좋은 시점을 찾으려는 노력은 인간의 본성인 듯합니다. 그렇지만 저희들 분석에 따르면 청산이 진입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아무 때나 진입했다 하더라도 청산 기준이 좋으면 놀라우리만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p.135
  • 터틀 수련의 본질은 크더라도 사전에 계산된 위험을 떠안는 것이었다. 위험 수준 축소는 곧바로 예상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트레이딩 업계에서는 높은 수익률이 매우 중요하다. 복리 원칙이 늘 작용한다. 어느 해에 위험 수준을 줄이면 다음 해 성과가 아주 나빠졌을 때 수익률을 복구할 수 있는 여지가 크게 줄어들거나 없어지게 된다. p.223
  •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좋은 계획은 다음 주에 나올 완벽한 계획보다 낫다. - 조지 패튼 장군 p.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