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터틀의 방식 (커티스 페이스, 2010)
터틀 트레이딩 전략 설명을 이해하려면 필요한 기초 지식을 설명한다. 기초 지식이 아니라 별 관심도 없는 터틀 수련생들을 둘러싼 얘기만 주구장창하는 ’터틀 트레이딩 (마이클 코벨, 2019)’보다 훨씬 더 좋은 책이다. 하지만 터틀 트레이딩 전략 자체를 설명한 건 애석하게도 ’터틀 트레이딩 (마이클 코벨, 2019)’이 더 낫다. 전략 자체에 대해 조금만 더 성의 있고 자세히 설명했으면 월등한 책이 되었을 텐데 아쉽다.
트레이더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언제 어디서나 들어맞는 기본 도구는 존재하지 않으며 큰돈을 벌게 해주는 비밀스런 공식 같은 것도 딱히 없다. 우리로서는 다만 추세가 시작되거나 끝날 확률이 높아지는 시점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를 찾아내는 것이 최선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의 확률이 약간 높은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큰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카지노 주인에게 한 번 물어보라) 그와 같은 도구를 찾아내는 것만으로도 목적은 충분히 달성되는 셈이다. p.203
유리한 확률을 가진 전략을 찾고 확률로 수익을 내기 위해 자금 관리(money management)를 하는 게 터틀 트레이딩의 근간인 것 같다. 한 번에 많은 돈을 잃으면 확률 우위를 누리지 못하기에 ATR(Average True Range)을 활용해 적정한 베팅 금액을 계산하는 것이다.
터틀 트레이딩을 신뢰하는 사람들이 손실을 바라보는 태도와 카지노 소유자들이 손실을 바라보는 태도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즉, 터틀은 트레이딩에서 발생한 손실을 트레이딩의 잘못이라거나 판단 착오에서 온 결과라고 보기보다는 일종의 영업비용 관점에서 이해한다. 손실을 이처럼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손실을 발생시킨 그 방법이 장기적으로는 자신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터틀은 양의 기댓값을 갖는 트레이딩이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믿고 있었다. p.88
이런 마인드 셋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터틀 수련생들은 믿을 가지는 게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당대 가장 유명한 트레이더중 한 명인 리처드 데니의 전략을 믿으면 됐기 때문이다. 전략을 운용하면서 생기는 손실이 영업비용 관점으로 이해하는데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책을 읽고 터틀 트레이딩 전략을 써보려고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Backtesting과 기댓값(expected value) 계산으로 만든 이성적인 믿음밖에 없을 것 같다.
CAGR(Compound Annual Growth Rate)보다 기울기를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단순선형회귀선이다. 수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선형회귀선보다는 최적합선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다. 선형회귀선 혹은 최적합선은 모든 점들의 중앙을 관통하는 직선이라고 볼 수 있다. 전체적인 방향은 그대로 유지한 채 그래프의 양 끝을 쭉 잡아당겨 중간의 들쭉날쭉한 부분을 평평하게 폈을 때의 선 형태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 선형회귀선과 이 선이 나타내는 수익률이 합쳐져 새로운 척도가 탄생했으며 나는 이를 회귀연평균수익률(regressed annual return, RAR)이라고 부른다. 이 척도는 검증의 시작과 마감 당시 자료의 변화에 대해 덜 민감하다. p.281
책에서 로버스트(robust)라고 표현하는 지표가 인상적이다. Backtesting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건 곡선 맞춤이다. 지나치게 최적화된 파라미터는 값을 계산한 그래프에서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계산한 수익률과 큰 차이가 벌어진다. 파라미터를 계산한 과거 그래프에만 최고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쓸모없는 값이다. 이런 곡선 맞춤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경험에서 나오는 밸런스 밖에 방법이 없나? 이 책에서 찍먹만 시켜주는 로버스트 지표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곡선맞춤이 효과가 없는 성과 지표를 사용한다. CAGR(Compound Annual Growth Rate)처럼 일반적인 지표와 같이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에서 정확한 계산법이 나오지 않는 게 아쉽다. 영업 비밀이라는 건가? 이건 따로 연구해 볼 계획이다.
나는 늘 우리의 트레이딩 규칙을 신문에다 공개해도 따라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말하죠. 중요한 것은 일관성과 자제력이거든요. 우리가 터틀에게 가르친 규칙에 버금가는 규칙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은 많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이 할 수 없는 일은 상황이 안 좋아졌을 때 자신들이 세운 규칙을 고수하는 것이죠 - 리처드 데니스 p.358
그래. 어디 비밀스러운 트레이딩 전략이 있는 게 아니다. 필요한 건 일관성과 자제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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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자란 오랜 시간(보통은 수년간)이 지나면 자신이 투자한 대상물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장기적 관점에서 ’무언가’를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실재하는 어떤 것을 사는데 대표적인 예가 워런 버핏이다. 버핏은 ’기업’을 사는 것이지 절대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다. p.42
- 트레이더는 기업과 같은 물리적인 어떤 것을 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은 곡물이나 금 혹은 은을 사들이지도 않는다. 트레이더가 사는 것은 바로 주식, 선물계약, 옵션 등이다. … 트레이더가 신경을 쓰는 부분은 오직 가격뿐이다. 트레이더가 사고파는 대상의 본질은 바로 리스크다. p.43
- 헤저(hedger)는 가격 리스크를 거래 대상으로 하는 트레이더에게 전가하는 방법으로 리스크를 없애는 데 주안점을 둔다. 이처럼 가격 리스크에 초점을 맞추는 트레이더를 통상 투기자(speculator) 혹은 포지션 트레이더(position trader)라고 한다. 투기자는 일단 사두었다가 나중에 가격이 오른 후에 팔거나 아니면 먼저 판 다음 나중에 가격이 떨어질 때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후자의 경우를 공매도(short)라고 한다. p.46
- 트레이딩 비법이랄까 터틀의 성공 비결은 다름 아니라 이미 잘 알려져 있어서 꽤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트레이딩 규칙이나 개념 속에 모두 들어있다. 다만 터틀은 그것들을 ’일관되게, 꾸준히’ 따랐다는 사실이다. p.90
- 지지와 저항은 거의 모든 트레이딩 유형의 기초가 되는 개념이다. 간단히 말해 지지와 저항은 이전 가격 수준을 넘어서지 않으려는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 지지와 저항은 시장 행동에서 비롯된 현상이며 닻내리기(anchoring), 최신 편향(recency bias), 처분 효과(disposition effect) 등 인지적 편향 때문에 생긴다. p.141
- 과거 자료를 기초로 한 시뮬레이션으로 판단했을 때 자신이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리스크 수준의 절반선에서 트레이딩에 임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그래야만 시뮬레이션을 통한 검증 과정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자본감소폭이 더 커지는 경우에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길 수 있다. p.188
- 트레이딩의 기본 목표는 게임판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시간은 당신의 편이다. 양의 기댓값을 지닌 시스템이나 방법은 결국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줄 것이고 때로는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의 큰 부를 안겨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가능하려면 우선은 트레이딩을 계속해야만 한다. 트레이딩을 그만두는 순간 모든 가능성은 사라지고 만다. p.193
- Backtesting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렇다면 backtesting에 대한 대안은 있는가? 과거에 대한 정보 없이 어떻게 트레이딩 전략을 선택할 것인가? 트레이딩 시점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대체 이 모든 의문을 어떻게 해소할 생각인가? 당신이 지니고 있는 유일한 정보는 시장에 관한 과거 자료뿐이다. p.213
- 특정 시장 조건에 의존하게끔 만드는 규칙들을 되도록 최소화하는 것, 이것이 바로 단순성의 원칙이다. 다양성의 원칙은 트레이딩 포트폴리오에 상호 연관성이 별로 없는 시장들을 가능한 한 많이 포함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동시에 여러 가지 유형의 시스템을 사용하여 트레이딩에 임하는 것도 다양성을 충족시키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p.313
- 단순한 원칙보다 복잡한 원칙이 더 좋다거나 복잡한 원칙이 필요하다고 믿는 것은 불안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이고 특별해 보이는 뭔가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느낌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바로 특별해 보이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한다. 그래서 자신들은 자신의 전문 지식 혹은 특별한 정보를 갖고있어야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너도 나도 다 알고 있는 평범한 정보를 입수하는 것은 자존심이 영 허락하지를 않는다. 비밀스러운 정보, 그것만이 사람들의 자존심을 세워준다. p.329
-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교훈들은 의외로 단순하지만 이 단순한것들을 실천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트레이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일관성’이다. 트레이딩의 성공 가능성과 만족도를 높이려면 시스템 트레이딩 접근법이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상용되는 도구들의 한계를 명확히 이해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관성 있는 트레이딩이다. 계획을 했으면 그 계획을 실행해야 한다. 실행하지 않으면 그 계획은 아무 의미가 없다. p.338
- 성공한 트레이더들 대다수는 기계적 트레이딩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훌륭한 기계적 트레이딩 시스템은 트레이딩의 전 과정을 자동화함으로써 트레이더가 트레이딩 과정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이에 대한 적절한 해답을 제시해준다. 기계적 트레이딩 시스템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규정하는 규칙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일관성을 가지고 트레이딩에 임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또한 트레이더 자신의 판단에만 의존해야 할 때 느끼게 될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p.359
- 대다수 트레이더에게 터틀 청산 규칙은 터틀 시스템 규칙 가운데 가장 실행하기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10일 혹은 20일 신저가가 형성되기까지 기다린다는 것은 수익으 20% 혹은 40% 심지어 100%가 사라져버리는 것을 눈뜨고 지켜본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 그러한 인내심이 있어야만 진짜 큰 추세가 형성될 때까지 느긋이 기다릴 수 있고 또 그래야만 더 큰 수익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p.384